이번엔 노인 요양원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노인 환자가 요양보호사가 준 빵을 먹다 기도가 막혀 숨지는 일이 일어났는데, 요양원 측이 119 신고를 하지 않고 환자를 방치했습니다.
심지어 가족들에게 요양원에 입소한 노인 환자가 편안하게 돌아가셨다고 거짓말까지 했습니다.
이솔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소파에 앉아 있는 노년의 남성.
앞치마를 두른 여성이 남성에게 뭔가를 건넵니다.
얼마 안돼 여성은 남성의 안색을 살피고, 남성은 끝내 바닥에 쓰러집니다.
요양원에 입소한 80대 환자가 숨진 건 지난해 11월.
당시 요양보호사는 치아가 없는 환자에게 빵을 건넸고, 환자는 빵을 먹던 중 호흡곤란을 호소하다 저녁 7시 40분쯤 그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이상증세를 느낀 환자가 숨지기까지 20분 가까이 걸렸고, 불과 2km 거리엔 119 안전센터가 있었지만 요양원은 119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환자는 부검 없이 장례를 치뤘습니다.
묻혀질 뻔 했던 사건은 제보로 인해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1월, 요양원의 내부사정을 아는 사람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한 겁니다.
[사건 신고자]
"요양원에서 가족들도 없이 죽음을 맞이하는데 그런 엄청난 일을 덮었다는 게 너무 비참하더라고요. 누군가는 알려야겠다 싶어서 얘기한 거고."
권익위로부터 내용을 전달받은 경찰은 수사에 나섰고, "노인이 심장마비로 편안하게 돌아가셨다고 보호자에게 알렸다"는 요양원 관계자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요양원 측은 당시 경황이 없어서 119에 전화하지 못했다며 일부러 안 한 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은 요양보호사와 시설장을 각각 노인복지법상 방임 혐의와 관리감독 의무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검찰에 넘겼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경찰에 추가 검토를 요청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솔입니다.
영상취재 : 강승희
영상편집 : 정다은
이솔 기자 2sol@donga.com